그때 무군은 지금 엪의 심정이었겠구나.
그는 정말 바쁘고 지친 상태였고
나는 외로웠고 내 이야기 들어줄 사람 없었고. 그래서 페군이 내가 들어줄게 했을 때 좋았는데.
엪은 너무 바빠서 일년만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비는 지금 당장 옆에 있어주겠다는 지에게 가버렸댄다.
우린 모두 비와 지를 비난하고 엪을 위로해줬다.
돌아오는 길에 불현듯 무군이 떠올랐다.
무군은 엪. 나는 비.
나는 그때 그 외로움이 너무 무서워서 바로잡기를 거부했다.
십년이 지나서야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왜 직접 혹은 간접 경험을 해야 보이는 것인가.
겪기 전에 알아차리는 그런 현명함을 갖추게 되는 것은 나이와 비례하는 게 아니더라.
스물에도 서른에도 마흔에도 실수를 반복하게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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