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한 걸음을 내딛었던 순간은
까미노에서 만난 노년 여성.
노년이라고 부르기엔 나보다 젊은 사고를 가졌던 분.
62세를 맞이한 그녀는 3살 위인 언니와 까미노에 왔다.
체력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할 수 있는만큼만 걸어갈 것이라 하여
어느 길부터는 볼 수 없었다.
숙소가 부족하여 짤린 대기줄 끝에 선 우리들은 와인 한 잔 기울이며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62세에 석사 과정에 들어갔다고 한다.
간호사인 그녀는 의료 서비스와 실제 혜택자 사이의 갭을 수십년간 직접 목격하면서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고.
자신은 젊음이들과 달리 느리게 배울테니
한학기 공부하고 한학기 학비를 벌고 나머지 공부를 하면 4년후에 석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당하지만 그다지 흥분되지 않은 침착한 어조로 따뜻한 미소로 담담하게 말하였다.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나에게
어리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의 나에게조차
60대의 삶은 너무나도 초현실적이며
왠지 여생을 준비하고 있을 것만 같은 그 나이에
여전히 지평선으로 꿈을 꾸고 있는
노년이지만 노년이 아닌 그녀의 삶의 목표는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현재의 나를 만든 것 같다.
32세나 62세나
꿈을 꾸고
꽃이 되고 싶다는 것.
그것은 정말이지
잘 사는 것.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게 했다.
내 인생은 무한대로 보였고
내 꿈 역시 장벽이 없어보였다.
그렇게 삶을 살다가 가더라도 후회는 절대 없겠지.
현재진행형으로 사는 것이 곧 나다운 여생일 것이라 느꼈고 그렇게 살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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